태전힐스테이트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는 패션 관련 사업가였다. 그만큼 색과 트렌드에 민감했기에 평범한 디자인에 머물 수는 없었다. 클라이언트는 ‘특별한 무언가’를 원했다. 컬러를 중시하는 림디자인의 성향에 맞게, 곧 싸이키한 블루와 골드 타일이 디자인의 중심이 되었다. 이색적이지만, 이를 낯설지 않게 공간에 녹아들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 결과, 베이스 컬러는 자연스럽게 두 가지 포인트 컬러를 품을 수 있는 화이트가 되었다. 하얀 바탕에 블루와 골드 포인트를 이용해 ‘남성스럽지만 부드러운’ 동시에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의 중심은 주방이었다. 와인을 사랑하는 두 부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주방은 와인을 위한 빌트인 냉장고가 곳곳에 숨어 있다. 아일랜드 테이블 옆에는 와인잔 수납장을 만들어 두 부부의 취향을 알 수 있다. 파란색 상판과 골드 포인트 조명이 어우러져 우아한 느낌을 준다. 싱크대 한쪽 상부장은 과감히 떼어버려, 자칫하면 답답할 수도 있었던 시야를 넓혔다. 싱크대의 수전 역시 골드를 택해 럭셔리한 느낌을 주었다. 거실은 다소 힘을 뺀 화이트톤으로 다른 공간의 포인트를 살리기 위한 배색이었다. 대신 아트월 벽체에 템버 보드를 이용해 포인트를 주어 밸런스를 맞췄다.
 

 

같은 무채색 계열의 컬러를 이용했지만, 거실과 침실은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침실은 딸을 포함한 온가족이 함께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 만큼, 안락한 분위기가 중요했기에 다른 공간보다 조금 더 어두운 그레이 계열로 톤을 잡았다. 거기에 더해 패밀리 사이즈의 침대로 공간의 중심을 잡아 편안한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더불어 패션 피플인 클라이언트를 위해 다양한 옷을 보관할 수 있도록 월플렉스 수납장과 붙방이장을 제작, 공간의 실용성을 높였다.
 

‘남성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는 무엇보다 서재에서 잘 느껴진다. 림디자인은 소품과 작은 자재 등을 통해서 컨셉의 디테일을 살려냈다. 그 밖의 공간에서도 조명, 손잡이와 수전 등 세세한 부분에서 바로 그 디테일을 읽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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